싱글라이프'무비 | 식탁위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올리고 싶어, 카모메 식당

싱글라이프 승인 2020.08.06 16:09 의견 0

 

역시 아침에는 생선구이를 먹고 싶잖아요?
라고 모국에서 온 사람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주인공 사치에.

그녀가 차린 카모메 식당.
카모메란 갈매기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핀란드 헬싱키로 휙 날아왔고,
거기서 자그마한 밥집을 차려서
시간들을 보내고 있죠.
여기서 대접하는 일식 메뉴들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하고, 모두 맛있어보입니다.

식재료를 손질하고 하나씩 메뉴들을
만들어서 내가는 사치에의 손길은
정말이지 하나의 아트같습니다.

 


어찌보면 엄청나게 대단한 것은 없어보일지
모르겠지만, 일상에서 쉽게 접할수 있는 것들을
타닥타닥, 자박자박한 소리를 내며
어우러지면서 익혀가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카모메 식당에서 흘러가는 시간들이 정말 
고즈넉하고 아름답게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이 지역에 워낙 갈매기가 많기때문에
식당 이름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역시나 영화 안에서도 꽤나 여러 마리의,
여러 떼의 갈매기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치에는 해외에서 모국의 음식을 만들고
소개하고 대접하면서,
나름의 가치관을 갖고서 움직이고 있지요.

보통 해외로 나가면 그 나라 사람들에게
특화된 음식들을 하나씩 내기 일쑤이지만
사치에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일본인들이 바쁠때나 평안할때나
늘 일상적으로 먹어오던 오니기리 주먹밥과
정식등을 참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모양새로
빚어냅니다.

 


이 집에는 이제 사람들이 천천히 들리고
자기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데요.
공항에서 꽤 규모가 있는 낭패를 치르고
오게 된 마사코, 서점에서 잠깐 만났을 뿐인데
어느새 같이 살게 된 미도리,
단골 손님,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핀란드 청년까지
여러 사람들이 이곳을 스쳐가고 함께 
머무릅니다.

사치에는 그런 그들은 모두 담뿍 받아안아서
누리면서도, 그녀가 고수하는 규칙들에
대해서도 그들에게 깔끔하게 전달하는 편입니다.
어찌보면 고집이라고 여겨질수 있지만
결론은 다들 순순히 그녀의 뜻을 따르게
되는 것이지요. 

아름답지만,
어찌보면 너무 조용하게만 흘러가는게 아닐까 싶은
이 핀란드에 작은 구석에서,
사치에가 꾸려나가는 밥집에는
이런저런 모든 세계들이 함께 모여있는 것 같습니다.

불쑥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있고,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드나드는 사람도 있고,
이해할수 없는 행동들을 일삼으며
바쁘게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모두 멈추게 하는
정거장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카모메 식당입니다.

음식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어딜 가나 꽉꽉 채우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 안에서도 카모메 식당은
늘 10위권 안팎으로 밀려나지 않고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이 식당 특유의 시그니처 메뉴가
있기도 하고,
여기서만 누릴수 있는 아름다운 영상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한껏 안고
우리를 맞아줄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사치에가 있고요.
화면 너머로 향이 전해질것 같은 시나몬 롤을
구워내는 그녀.
카모메 식당을 보고 있으면
헬싱키의 푸른하늘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
근처 어디 빵집이라도 들려
커피와 함께 사들고 잠깐 멍하니 있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주먹밥만 맛깔나고 먹음직스럽게 만드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등장하는
그녀만의 정갈한 메뉴들은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왠지 깐깐해보일것 같은 
현지 시스터즈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아서
잘 지내기도 하고,
일본에서 온 미도리와 마사코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원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이 그림이란
음식 메뉴가 잠깐씩 등장할때처럼
아주 기분 좋은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사치에, 미도리, 마사코가
각각 뿜어내는 읊조림은
왠지 우리의 가슴한켠에 자꾸 자리를 만들어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슬픔을 갖고 
산다는 것,

모든것은 언제든 변할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당연한듯 심플한 한줄 마디를
듣고 있노라면
뭐든 복잡할 것 없이
단순하게 삶을 즐기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되네요.

셋이서 다같이 열심히 오니기리를 뭉쳐서
안에 별다른 것없이 김만 두른 뒤
깔끔한 그릇위에 놓아줍니다.

주인 사치에와 나머지 두명이
만들어나가는 분위기에 굴복해버린 주변 사람들은
결국 카모메 식당을 들썩이게 하고,
빈틈없이 꽉 꽉 채워내게 되지요.

언제던 이런 따뜻함과 상냥함,
철학을 잊지 않고 여유롭게
흘러 흘러,
자신의 길을 한 거리위에 굳건히 세울수
있으면 좋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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