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프'무비 | 사랑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about love)를 들어보실래요?

폅집부 승인 2020.09.13 19:00 의견 0

 


도쿄, 상하이, 타이페이
세 도시에서 일어나는 각각의 러브스토리를 담아낸
"about love".
일본, 중국, 대만의 청년들이 동시대를 스쳐갑니다.

 



옴니버스 형식이라서 가볍게 볼수 있고, 
도시별로 주제가 있습니다. 만남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실연이나 소통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데요.
묘하게 그 도시에서 그런 주제를 빚어내는 것이
납득이 되고, 왠지 모르게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합이 좋습니다.

반짝 하고 빛나는 순간들, 그것을 놓치거나 
남겨진 자리의 쓸쓸함을 참으로 아름답게
잡아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도쿄편에서는 만화가 지망생인 대만남자가 등장합니다.

여기서 연을 맺는 여자주인공은, 한때 사랑했던 남자가 
스페인으로 떠나버리고 무기한 빈자리를 받아들여야 하지요.
그러던 와중 둘은 접점이 있고,
이 두사람이 시부야 교차로를 지나는 장면은
다시 봐도 무척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란히 서서 인사하고, 
그린 그림을 내밀며 여주인공에게 인사하는
남주인공의 수줍은 얼굴. 처음뵙겠습니다,
하는 인사와 함께 마주하는 두 사람.

 



여자는 이쯔음 스페인으로 떠난 연인으로부터
운명의 여자를 만났다는 일방적 통보를 전해듣게
되고, 결국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게 됩니다.
허한 공간속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또다른 인연의
빛이 교차로에 새겨져 들어옵니다.


다른 도시인 타이페이에서는 이해라는 주제에 대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연인으로부터 실연을 겪고
그 아픔을 어떻게던 감당하기 위해서 책장을
열심히 만드는 그녀, 
그리고 그것을 우연히 도와주게 된 일본인 남자와
인연이 엮어지게 되지요.

도쿄편은 뭔가 산뜻하고 상큼하면서도
아름다운 느낌이 있었다면,
타이페이에서의 에피소드는 뭔가 경계가
애매모호한듯 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듬뿍
묻어납니다.


헬멧을 쓰고 두 남녀가 질주하며 
서로 소통되지 않음이 더욱 미묘하게
부각되었던 장면. 꼭 소통이란 것이 
말로만 이어질수 있는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언어도 발음도 문화도 얼굴의 분위기도
조금씩 다른 아시아의 두 남녀라서
아무래도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그것을 다 뛰어넘는 두사람의 영상미는
훌륭했으니까요.

 



가장 애착이 갔던 편은 바로 상하이편입니다.

유학온 일본남자와 하숙집에 사는 소녀의 
이야기이지요. 사랑했던 애인으로부터 헤어지자는
통보를 받게 되고 힘들어하는 남자를,
소녀는 천천히 마음에 담고 사랑하게 됩니다.

특별히 이성적인 감정은 없지만, 자기 옆에서
늘 마주하게 되는 소녀에게 자상하고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남자주인공. 

잠깐 잡은 손으로도 생각이 많아지는
소녀의 마음은 전혀 모른채, 남자주인공은
꿋꿋이 상하이에서의 삶을 다시 개척해나가며
열심히 미래를 그려봅니다.

연인으로부터 온 이별편지를 괴롭게 한줄
한줄 읽어내는 남자주인공의 얼굴을,
투명한 유리잔을 옆에서 빗대어
찰랑이는 물과 함께 계속해서 지켜보는
소녀의 모습.

미간이 일그러지고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모습마저
소녀는 그저 있는 그대로 자신의 가슴에
담습니다. 이후로도 어떻게던 남주인공 곁에
있고 싶어하고, 둘은 그저 하숙집 소녀와
유학생의 사이로서 친밀하게,
사이 좋게 시간을 쭉이어서 보내지요.

유학생활을 떠나고 이제 상하이를 떠나게 된
남자주인공에게, 소녀는 스페인어로
"테퀴에로"라는 인삿말을 남깁니다.
애틋할 정도로 손을 흔드는 소녀와,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해 잠깐 당황했지만
이내 밝게 웃으며 크게 손을 흔들어주는 남주인공.
그렇게 둘은 멀어지고, 시간이 한참 지나
다시 상하이에 들리게 된 남자.

모임 자리에서 우연히 "테퀴에로" 단어를
떠올려봅니다.
옆에 지인이 가르쳐준 단어의 의미를 알고
내내 표정을 추스리지 못하는 그의 얼굴과 함께,
잔잔하게 막이 내려집니다.

아름다운 시기에 반짝 빛나듯 스쳐갔고,
이렇다 싶은 인연이 되지 못한
한쪽만의 사랑도 있고, 타이밍이 어긋난 인연도
있습니다.
하지만 완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 사랑이
아니라고 할수 있을까요.
완벽한 형태가 아니라고 부를수 있을까요?

어긋나면 어긋난대로,
이해되지 않으면 안되는 대로,
만남이 이제 막 시작됐다면 된대로
두 사람 사이에는 소중한 어떤 것이
오갔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가랑비에 옷이 젖듯,
마음을 찬찬히 적시며 볼수 있는 그런 영화,
"about love-사랑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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